봄꽃 명소_ 고창 선운사 동백나무 숲
선운사 대웅전 뒤로 병풍처럼 둘러쳐진 고창 삼인리 동백나무 숲
선운사 절문 앞에 늦도록 앉아 있었네
꽃들은 모두 한 곳을 바라다보고 있었네
죽음이 이미 와 있는 방문 앞보다
더 깊고 짙은 어딘가를 향하고 있는 꽃들
동백을 홀로 바라본다는 일은,
큰 산 하나 허물어져 내릴 만큼 고독한 일
어쩌면 기억도 아득한 전생에서부터
늑골 웅숭깊도록 나는 외로웠네
- 김형미 -
동백冬栢은 겨울에 꽃을 피워 붙인 이름이다. 반쯤은 피고 반쯤은 진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그림 같은 한 컷의 장면으로 긴 인생을 표현한다. 댕강 잘리듯 떨어져 나간 동백의 모습은 봄비처럼 떨어지는 봄꽃의 낙화보다 더 철학적이다.
누군가는 이 그림을 보고 물러날 때를 아는 절개 굳은 선비의 기상을 그리기도 하고, 또 누구는 젊은 같은 꽃 사태로 표현하기도 한다. 무엇이 됐든 동백의 낙화는 많은 생각을 담게 하고 시인들의 시상을 자아낸다.
고창 삼인리의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15세기 조선 성종 때 행호선사가 산불로부터 사찰을 보호하기 위해 조성하였다고 한다. 불이 붙지 않는 성질을 가진 동백나무가 방화림 역할을 한다는 것을 진즉 알았음이다.
선운산 동백나무 숲은 16,500㎡의 면적에 3,000여 그루의 동백나무가 대웅전 뒤를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다.
동백나무의 평균 높이는 약 6m이고, 둘레는 30㎝이다. 절 뒤쪽 비스듬한 산 아래에 30m 넓이로 가느다란 띠 모양을 하고 있다.
이 동백나무 숲은 아름다운 사찰 경관을 더욱 돋보이게 하며, 사찰림이라는 문화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찰을 보호하는 방화림 역할도 하고 있어 생물학적 보존 가치가 높아 천연기념물로 지정하고 있다.
소유주는 대한불교조계종 선운사 이며 전북 고창군에서 관리하고 있다.
동백나무는 꽃피는 시기에 따라 춘백春柏, 추백秋栢, 동백冬柏으로 부르는데, 선운사 동백은 3월 말부터 꽃이 피기 시작하여 4월 중순에 절정을 이룬다.
차나뭇과에 속하는 동백나무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일본·중국 등 따뜻한 지방에 분포한다. 우리나라에서는 주로 남쪽 해안이나 섬에서 잘 자란다. 이곳 선운사 동백나무 숲은 동백나무 서식지의 북방 한계선을 알 수 있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주소
전북 고창군 아산면 삼인리 산 68
https://www.youtube.com/watch?v=nvhydC-hx2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