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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호수_ 산정호수 단풍과 명성산 억새, 그리고 그곳에서의 가을 축제(2-2)

장한림 2022. 9. 18.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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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정의 가을, 억새 명소 명성산에는 궁예의 서러운 울음소리가 들린다

 

 

 

울음산이라고도 하는 명성산은 궁예의 쓰라린 패배가 안겨준 한이 서려 울음산이라고 불려 왔다. 산정호수 둘레길을 둘러보고 하늘거리는 억새 물결 능선을 물기 머금은 단풍하늬바람에 하늘거리는 코스모스의 배웅을 받으며 산을 오르기 시작한다.

 

 

 

경기도 포천시 산정호수를 끼고 올라 정상에 닿으면 거긴 강원도 철원에 속한다. 양쪽으로 식당들이 늘어선 골목길에 들어섰는데 없는 게 없을 정도로 먹거리가 다양하다. 이 길을 통해 명성산 억새밭으로 향한다.

 

 

 

암봉과 단애의 근엄한 위용

산은 그 지질 형태에 따라 보통 흙산과 바위산으로 구분하기도 하는데 이 책은 우리나라 산 중 암봉과 기암으로 유명한 바위산들을 추렸습니다. 그런 산들은 대개 험산 준령이라든가 악산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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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이르다 싶었는데 계곡 초입부터 단풍이 물들고 있다. 초록을 바탕으로 주황과 빨강, 간간이 노랑을 덧칠하여 더는 붓질할 부분이 없는 완벽한 수채화다. 파란 하늘 흰 구름 아래로 맑은 계류 흐르고 초록과 다홍이 어우러져 이만한 가을 하모니가 또 있을까 싶다.

 

 

 

바위와 스킨십하며 찬찬히 물을 흘리는 등룡폭포는 마치 궁예가 눈물을 잔뜩 흘려 담을 이룬 것처럼 보인다. 신라의 왕자 태생인 궁예가 휘하의 부하 장수 왕건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다.

 

 

 

계곡이 끝나고 돌길을 지나 다다른 억새군락은 화전민 터였던 곳이다. 1950년대까지 밭을 일구다가 화전민들이 떠나자 억새군락이 조성되었다고도 하고, 한국전쟁 중에 울창한 숲이 타버리면서 자연적으로 억새가 자라났다고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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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구름을 벗어난 태양이 환하게 비추자 억새밭은 은물결로 넘실댄다. 영남알프스 신불산이나 재약산의 억새평원처럼 광활하지는 않아도 고루고루 잘 다듬어 눈길 붙드는 억새 정원이다.

 

 

 

신라 마지막 왕자인 마의태자가 망국의 설움을 못 이겨 통곡하자 억새도 따라 울었다는 울음산은 마의태자 못지않게 궁예의 참담함이 곳곳에 서려있다. 후 고구려를 세워 철원에 도읍을 정하고 승승장구 세력을 확장했다가 왕건에게 패해 도망쳤다는 패주골, 왕건 군사의 추적을 살피던 망무봉 등이 그곳이다.

 

 

 

나의 산행기_ 도서 정보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https://www.bookk.co.kr/book/view/135227종이책 산과 산을 잇고 또 나를 잇다 1967년 지리산이 우리나라 제1호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이후 지금까지 스물 두 곳의 국립공원이 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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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산에 은거했다가 왕건과의 최후 격전에서 대패하여 온산이 떠나가도록 울었다 하여 명성산鳴聲山으로 불

린다.

 

 

 

궁예도 울고 궁예의 백성들도 울고 또 울 수밖에 없었을 게다. 나라 잃은 궁예의 한을 달래주려는 양 눈물처럼 샘솟았다는 궁예 약수는 극심한 가뭄에도 마른 적이 없어 천년수千年水라 칭하고 있다. 천 년간 눈물을 흘렸으니 동공은 얼마나 쓰라리겠는가.

 

 

 

눈물 젖은 역사의 이어짐이라고나 할까. 명성산에 올라 북쪽을 향해 시선 머물면 산과 들이 맥맥히 이어지지만, 그 가운데쯤 평야 지대에서 남과 북으로 그 방향을 확연히 가르고 있다. 바로 국토를 둘로 쪼갠 분계선이다.

 

 

 

‘1년 후에 받는 편지

 

팔각정 아래 명성산 표지석 옆에 빨간 우체통을 바라보다가 길게 펼쳐진 능선으로 높은 하늘과 엷은 구름을 얹고 걷는다. 가을을 이고 고도를 높이며 또 다른 억새군락을 지나며 세월은 그렇게 이고, 안고, 품으며 사는 게 맞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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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란한 조경사의 손으로 숱한 세월 매만진 듯한 노송들은 세월 흐름이 연로의 과정이 아니라 연륜의 상징임을 보여준다. 비탈길 비스듬히 기대서서도 튼실하기 그지없는 소나무 잔솔들은 여전히 푸름을 더한다. 자연 그대로인 곳에서 스스로 뿌리를 내린 나무와 다듬어 심은 나무는 뿜어내는 생기도 다르고 향도 다르다. 인위적으로 가공한 품위가 자연 그대로의 멋을 따라잡을 수 없음이다.

 

 

 

삼각봉 정상(해발 906m), 우람하게 세워진 정상석 뒷면에 조선시대 문인이자 명필인 봉래 양사언의 태산가泰山歌가 한자어로 새겨져 있다. 안평대군, 김구, 한호와 함께 조선 4대 서예가로 일컫는 양사언은 40년간이나 관직에 있으면서도 전혀 부정이 없었고 유족에게 재산을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삼각봉에서 명성산 정상으로 가는 길에 포천과 철원의 경계 표지판이 있다. 경기도에서 강원도 철원으로 넘어서게 된다.

 

 

 

해발 923m 명성산 정상은 삼각봉만큼 확 트인 조망권이 있지는 않다. 그래도 하늘 공간 틈새로 광덕산, 백운산, 국망봉이 시야에 들어오고 흐릿하게 대성산까지 담을 수 있다. 그 뒤로 북한지역은 뿌연 장막을 치고 있다.

올라온 길을 다시 내려와 산안고개 방향으로 하산한다. 뒤돌아 올려다보면 삼각봉이 보이고 반대편으로 궁예봉도 보인다. 비교적 편안한 하산로는 계곡 합수점까지 이어지면서 단풍 곱게 물들이며 아래로 뻗어가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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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안고개 안부에서 600m 비켜선 궁예봉으로 틀어 올라간다. 바위에 길게 늘어진 밧줄이 편한 길이 아니란 걸 대변한다. 궁예인들 편한 길을 택해 도망쳤겠는가. 궁예의 입장이 되어 바윗길을 오르니 측은지심이 생긴다. 궁예봉(해발 823m) 아래로 층층 쌓은 듯한 바위가 보이는데 궁예의 침전이라고들 부른다.

되돌아온 산안고개 안부 갈림길에서 내리막 계곡은 더욱 사납고 미끄럽다. 몇 차례 마른 계곡을 건너다가 명성산 정상 직전의 산안고개에서 내려오는 하산로와 만난다. 이후 하산 내리막은 완만한 편이다.

 

 

 

양봉장을 지나 펜션 지역을 통과하여 산정호수 상류에 이른다. 가을을 담은 수면이 잔잔하게 흔들리고 주변 상가에 하나씩 둘씩 불빛이 켜지기 시작한다.

산정호수의 진득한 낭만이 피어날 가을 저녁 무렵에도 궁예의 울음은 그치지 않고 있다. 천년 신라를 부정하고 부처를 자처하며 동아시아 이상 국가를 염원했던 궁예는 우리 역사상 단 한 명의 왕으로 끝난 유일한 왕조 국가, 태봉의 왕이었다. 승자는 신화를 만들되 패자는 우울한 야사를 지어낼 뿐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6ITc2SZ9O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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